대표변호사 호인 「소운」을 따서 만든 서재의 이름입니다.

1. 다시 – 박노해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 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사람 속에 들어 있다
사람에서 시작된다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서변생각
사람들은 자기 주장대로 해야 세상이 좋아진다고 목소리 높이지만 세상은 변하지 않고 갈수록 힘들어진다. 그것은 자신들은 변하지 않으면서 세상만을 변화시키려고 했기 때문이다.
내 한사람이 먼저 좋은 사람이 되면 우리나라는 5천만의 1만큼 좋아지고, 네가 좋은 사람이 되면 5천만의 2만큼 좋아진다.
결국, 좋은 사람이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기에 사람만이 희망인 것이다.
2.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 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
그 때 그 사람이
그 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
모든 순간이 다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서변생각
과거의 추억과 미래의 희망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두 가지는 현재 여기, 이 순간에 전념할 때 더 의미가 있다.
여기, 지금을 사랑하지 않으면 과거의 추억은 집착이고, 미래의 희망은 고문이다.
3. 세상이 달라졌다 – 정희성
세상이 달라졌다
저항은 영원히 우리들의 몫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가진 자들이 저항을 하고 있다
세상이 많이 달라져서
저항은 어떤 이들에겐 밥이 되었고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권력이 되었건만
우리 같은 얼간이들은 저항마저 빼앗겼다
세상은 확실히 달라졌다
이제는 벗들도 말수가 적어졌고
개들이 뼈다귀를 물고 나무 그늘로 사라진
뜨거운 여름 낮의 한때처럼
세상은 한결 고요해졌다
서변생각
저항할 대상이 명확하여 저항할 수 있던 시절은 행복했다. 지금은 저항의 대상이 안개처럼 모호하고, 저항의 대상인 권력이 국민들에게 저항하는 황당한 시절이다.
어쩌다 우리는 저항마저 상실한 시대를 살고 있는 걸까. 저항으로 밥과 권력을 취득한 자들의 성찰이 필요하다.
4. 너무 많은 행복 – 이생진
행복이 너무 많아서 겁이 난다
사랑하는 동안
행복이 폭설처럼 쏟아져서 겁이 난다
강둑이 무너지고
물길이 하늘 끝닿은 홍수 속에서도
우리만 햇빛을 얻어 겁이 난다
겉으로 보아서는
아무 것도 없는 너와 난데
사랑하는 동안에는
행복이 너무 많아 겁이 난다
서변생각
행복해서 겁이 나본 사람은 안다. 행복은 소유의 많고 적음, 권력의 크고 작음, 명예의 높낮이 아님을.
봄 바람 한 자락, 가을 햇볕 한 조각, 함박눈 꽃송이 하나로 행복한 줄 아는 사람만이 너무 행복해서 겁낼 줄 안다.
5. 사막에서 – 오르텅스 블루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서변생각
우주에 혼자만 존재한다고 느낄 때가 있다. 고독의 심연까지 닿아 본 사람이야말로 관계의 소중함을 안다.
현대인은 고독을 상실했다. 그 결과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모른다.
스마트폰에 영혼을 사로잡혀 있는 우리는 사람과 사람이 부대끼며 사는 행복을 모른다.